Caltural Experiences/Gallery & Exhibition
반쪽이의 고물 자연사박물관 - 2010, 초여름
Jasonw
2010. 8. 25. 19:38
최정현의 <반쪽이의 고물자연사박물관>
● 일상의 평범한 쓰레기들이 카리스마 넘치는 예술작품으로 변신한다!
최정현은 일간지 시사만화와 ‘반쪽이의 육아일기’ 등 25년간 유명만화가로 활동했다. 작가가 만화에서 손을 뗀 후 최근 5년간 각종 폐기물을 이용한 작품들은 3,000여점으로 이제는 공히 입체조형예술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만화와 지금의 작품들은 형식면에서 다르지만, 내용에서는 서로 밀접한 연결고리를 갖고 있다. 민주화 운동이 한창이던 1980년대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작가는 한 장의 시사만평로 ‘사회’를 담았고, 부부가 겪는 매일의 육아 체험기는 진솔한 육아만화로, 그리고 인간과의 인연을 다한 폐기물에 생명을 불어 넣는 현재의 고물작업까지 모두 ‘인간의 삶’이 주제가 되어 보는 이들에게 신선한 자극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폐전구, 세탁소용 옷걸이, 낚시찌, 우산살, 단추 등 생활쓰레기 뿐만 아니라 볼트와 너트, 배선, 타이어, 전기모터, 전자제품의 부품 등 산업폐기물들은 작가의 손을 거치면서 마법에 걸린 듯 신기한 예술작품으로 변신한다. 단순히 버려진 사물을 주워 모아 작품을 만드는 정크아트(junk art)라기 보다는 오브제와의 인연으로 재료를 선택한다는 작가는 “인간과의 인연으로 산전수전 다 겪은 고물로 작품을 만들면 카리스마가 넘치는 경력 많은 놈처럼 보입니다.”라고 말한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단순한 조형미를 뛰어 넘는 강한 메시지가 담겨있다. 작가는 소화기로 만든 <뜨거운 나라에서 온 펭귄가족>, 폐타이어로 만든 <도로바닥에 깔려 죽은 청설모>, 솥뚜껑 등껍질을 한 <거북이>, 굴삭기 발톱으로 어린 새들의 둥지를 만든 <생후 하루> 등의 작품을 통해 점점 황폐해져가는 자연환경에 대한 메시지를 담아내고 있다.
또한 수년간 정치·경제 등 사회전반을 두루 소화하며 그려낸 시사만평의 저력은 고스란히 작품에 녹아있다. 한국정치의 현실을 볼펜과 화장실용 뻥뚫이로 만들어 풍자한 <국회의사당>, 인터넷 익명성의 병폐를 다루기 위해 마우스와 키보드로 제작한 <네티즌>시리즈, 미군용 도시락과 철모로 만든 <미국을 먹여 살리는 장수거북>등의 작품을 통해 날카로운 현실인식을 담아내고 있다.
<Article and images from http://www.cmah.or.kr/Home/Perf/ExpectationInfoDet.aspx?IdPerf=614>